파리의 신세경, 로저 비비에로 완성한 프린세스 다이어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게라르도 펠로니가 또 한 번 환상적인 마법을 펼친 순간. 지난 2월 29일 2024 F/W 패션위크 기간, 프랑스 파리의 18세기 호텔 파티큘리에(hotel particulier)에서 로저 비비에의 새 컬렉션이 공개됐다. 보슬비에 촉촉이 젖은 이곳의 웅장한 안뜰을 지나자 기하학적인 디자인, 블랙 앤 화이트의 미묘한 색채 관계를 활용한 비현실적인 1960년대풍 살롱과 아름답고 고전적인 드레스를 입은 메종의 코리아 앰버서더 배우 신세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저 비비에의 새로운 2024 F/W ‘비비에 옵-티컬’ 프레젠테이션 현장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떠오른 옵아트 운동의 사이키델릭 기하학으로부터 영감받은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블랙 앤 화이트 룸, 블랙 앤 골드 룸, 화이트 룸, 지브라 룸, 비비에 옵-티컬 룸까지 각 방마다 저마다의 콘셉트로 무슈 비비에 시절의 중세 그래픽 디자인과 종이 콜라주에서 착안한 요소를 구석구석 배치했다. 특히 돋보인 건 슈즈, 백뿐만 아니라 모자, 웨이스트코트, 주얼리, 헤어 액세서리까지 풍성하게 구성해 토털 액세서리 메종으로 진화한 점이다. 메종의 모던한 감각과 로맨틱한 판타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즐길 수 있게 된 것.

“1960년대는 로저 비비에에게 있어 그의 미학이 더욱 세련되고 그래픽적이며 선구적인 디자인으로 전환된 중추적인 시기였습니다. 이 시대의 시대를 초월한 창작물을 다시 선보이는 것은 저의 오랜 소망이었고, 저는 이번 시즌에 이것들을 새롭고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시 소개할 적절한 순간이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게라르도 펠로니

 

BLACK & WHITE ROOM

로저 비비에의 흑백 살롱은 바둑판무늬의 대리석 바닥으로 천장부터 바닥까지 현란한 시각적 착시를 불러일으켰다. 생동감 넘치는 나선형 소용돌이 속에서 게라르도 펠로니의 비브 쇼크 백은 블랙 앤 화이트의 단조로운 색 조합만으로도 이토록 새로운 룩을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안한다.

BLACK & GOLD ROOM

금의 연금술적인 힘을 찬미하는 블랙 앤 골드 살롱. 황금빛 기둥과 그래픽적인 블랙 스트라이프, 무한히 반사하는 원통형 단상은 마치 60년대 여배우가 춤을 추고 노래하는 무대 위처럼 우아하고 드라마틱 하게 꾸며졌다.

WHITE ROOM

1층의 블랙 앤 화이트, 블랙 앤 골드 섹션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기 전 백 색으로 둘러싸인 통로를 지나치게 된다. 유일하게 그래픽적인 패턴이나 장식 없이 소개하는 곳. 여기에서는 모던한 앵클 스트랩과 메탈 힐이 특징인 새로운 구슬 장식의 벨벳 비브 포디움 발레리나 슈즈를 선보였다.

ZEBRA ROOM

동물 애호가였던 무슈 로저 비비에의 1960년대 아카이브 속 지브라 패턴을 재구상했다. 주홍색과 로열 퍼플 컬러가 층층이 쌓인 아치와 살짝 기운 원통 기둥으로 구성한 살롱 중심에는 거대한 얼룩말 조각상이 있다. 아이 러브 비비에 펌프스, 비브 쇼크 버클에 영감받은 메탈 플랫폼의 하이힐 부츠, 프린지 장식의 맥시 비브 쇼크 핸드백까지. 스웨이드와 카프 헤어 소재로 디자인해 부드러운 텍스처를 선사한다.

VIVIER OP-TICAL

이번 시즌의 주된 테마이기도 한 비비에 옵-티컬 살롱은 1965년 영화 <벨 드 주르(Belle de Jour)>에서 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착용해 유명해진 벨 비비에 슈즈에 대한 장난스러운 오마주다. 이곳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아틀리에 고유의 공예 ‘노하우(know-how)’ 라이브 시연을 펼쳤으며 기하학적 패치워크 방식으로 선보인 벨 비비에 슈즈도 공개했다.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디터
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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